카카오뱅크, 태국 가상은행 설립 본격화…SCBX와 합작투자 체결
- 태국 금융지주 SCBX와 합작법인 설립해 디지털 전용 가상은행 추진
- 초기 지분 10% 확보 후 단계적으로 24.5%까지 확대해 2대 주주 지위 목표
- 언더뱅크 인구 겨냥한 모바일 금융으로 동남아 디지털 금융 확장 가속
카카오뱅크가 태국 시장을 교두보로 글로벌 디지털 금융 확장에 속도를 낸다. 카카오뱅크는 태국의 주요 금융지주사인 SCBX와 가상은행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은 태국 중앙은행이 도입하는 ‘가상은행’ 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태국의 가상은행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서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 모델과 유사하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를 넘고 실시간 결제 시스템 ‘프롬프트페이’가 일상화된 태국은 디지털 금융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여전히 수천만 명이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언더뱅크 상태에 놓여 있다.
카카오뱅크는 합작법인의 지분 10%를 우선 취득한 뒤, 향후 단계적으로 24.5%까지 지분을 확대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에서 카카오뱅크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환경 설계, 모바일 앱 구축 등 프론트엔드 개발 전반을 담당하며, 디지털 은행 운영 경험과 기술력을 현지에 이식한다. 중국 위뱅크의 자회사인 위뱅크 테크놀로지 서비스도 기술 파트너로 참여해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다.
가상은행은 태국 중앙은행의 최종 승인 이후 시스템 구축과 준비 기간을 거쳐 공식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 금융 시스템 구축과 운영 노하우 전수를 통해 현지 금융 생태계에 깊이 관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동남아시아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태국 진출은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카오뱅크가 글로벌 첫 투자로 참여한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은 단기간에 수백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현지 시장에 안착했고, 최근 상장까지 이어지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이 모델을 태국 시장 특성에 맞게 현지화해 적용할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이번 진출이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한국 은행이 다시 태국 금융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디지털 금융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합작은 K-금융의 기술력과 플랫폼 경쟁력을 해외 시장에서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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