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2박3일 ‘끝장 토론’으로 던진 메시지…“가짜 혁신으론 생존 없다”
- 사회자 없이 직접 주재한 경영전략회의, 주체적 사고와 책임의식 정면 요구
- 혁신 실패 사례 공개·새벽까지 토론…리더 스스로를 겨냥한 고강도 쇄신
- AI 전환·신뢰 회복을 축으로 ‘리딩금융 탈환’ 의지 분명히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연임 이후 첫 대규모 경영전략회의에서 경영진을 향해 사실상 ‘자기 부정’에 가까운 수준의 혁신을 주문했다. 형식적 개선이나 부분적 변화가 아닌, 조직의 사고방식과 책임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간 경기도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그룹 경영진 약 250명이 참석한 ‘2026년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예년보다 하루를 늘려 진행됐으며, 진 회장이 시작부터 끝까지 사회자 없이 직접 회의를 이끄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의의 핵심 키워드는 ‘주체적 사고’와 ‘책임의식’이었다. 진 회장은 경영진에게 “지금까지 우리가 혁신이라고 불러온 것들이 과연 진짜였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며 개선 수준의 변화를 혁신으로 포장해온 관행을 강하게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참석자들은 각자 자신의 혁신 실패 사례를 공개하고, 이를 ‘가짜 혁신 보고서’ 형태로 진단하며 원인을 분석했다.
토론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았다. ‘우리 회사, 진짜 혁신하기’를 주제로 시간 제한 없는 끝장 토론이 이어졌고, 일부 세션은 새벽까지 계속됐다. 그룹사 CEO들 역시 올해 반드시 실행해야 할 단 하나의 혁신 과제를 직접 정하며 책임을 명확히 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토론 과정에서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는 후문이다.
프로그램 구성 역시 진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첫날에는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반드시 다가올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이 진행됐고, 둘째 날에는 모든 참석자가 자기만의 만다라트를 작성하며 리더로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스스로 정리했다. 마지막 날에는 ‘진짜 혁신 경진대회’를 열어 발표와 투표를 통해 우수 혁신안을 선정했다.
이번 전략회의는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 구도 속에서 더욱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KB금융이 ‘전환과 확장’을 내걸고 AI·디지털 중심의 조직 재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신한금융은 ‘미래 신한을 위한 담대한 서사’를 통해 혁신의 방향을 보다 근본적인 리더십과 조직 문화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진 회장이 독서토론 도서로 SK하이닉스의 변신 과정을 다룬 ‘신뢰 게임’을 선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만년 2위에서 AI 시대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한 사례를 통해, 신한 역시 신뢰를 기반으로 한 근본적 체질 개선 없이는 선두를 되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이미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혁신그룹’을 신설하고 AX·DX 가속화, 시니어 자산관리, 외국인 고객 확대, 디지털자산 대응 등 중장기 혁신 과제를 추진 중이다. 진 회장은 AI를 향후 3년간의 핵심 관심사로 꼽으며, 기술 경쟁력과 신뢰를 동시에 갖춘 ‘일류 신한’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이번 2박 3일의 끝장 토론은 단순한 연례 행사가 아니라, 진옥동 2기 체제에서 신한금융이 선택한 생존 전략의 선언에 가깝다. 리더가 직접 토론의 중심에 서고, 실패를 공개하며, 책임을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방식은 향후 실제 조직 운영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금융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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