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의 603억, AI 인재에 올인하다
- 원양어선 항해사에서 AI 후원자로…47년 이어진 교육 투자 철학
- 판교에 들어설 김재철 AI 대학원, 한국 AI 생태계의 실험장이 되다
- ‘작은 마중물’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인공지능(AI) 인재 육성과 연구 인프라 강화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59억원을 추가 기부했다. 이로써 김 명예회장이 KAIST에 기부한 누적 금액은 603억원에 달한다. 단일 대학, 단일 분야를 향한 국내 개인 기부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이번 추가 기부는 김재철 AI 대학원 건물 설계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공사비 상승 등으로 재원 부족이 예상되자 이뤄졌다. KAIST는 기부금을 활용해 경기 성남시 판교에 연면적 약 1만8000㎡, 지상 8층 규모의 김재철 AI 대학원 건물을 건립할 계획이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28년 2월로, 완공 이후에는 교수진 50명과 학생 1000명이 상주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 명예회장의 AI 인재 육성에 대한 집념은 단발성이 아니다. 그는 2020년 KAIST에 500억원을 기부하며 김재철 AI 대학원 설립을 이끌었고, 이후에도 44억원을 추가로 출연했다. 지난해와 올해 이어진 추가 기부는 ‘건물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결과다. 김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이 AI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길에 이번 기부가 작은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며 “글로벌 핵심 인재들이 성장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AIST 측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강조한다. 머신러닝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 발표 논문 실적을 기준으로 KAIST는 최근 5년간 세계 5위를 기록하며, 카네기멜런대·MIT·스탠퍼드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김재철 AI 대학원이 본격적인 공간과 인력을 갖추게 되면, 연구 경쟁력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 명예회장의 교육 기부 철학은 그의 이력과 맞닿아 있다. 원양어선 항해사 출신으로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한 그는, 회사 설립 10년 만인 1979년 사재 3억원을 출연해 동원육영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47년간 장학사업과 연구 지원을 이어오며,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에 누적 약 1400억원을 지원했다.
AI 분야에 대한 관심 역시 일찍부터 형성됐다. 2019년 한양대학교에 30억원을 기부해 한양 AI 솔루션센터를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서울대학교에 250억원을 출연해 김재철 AI 클래스를 만들었다. 당시 그는 “다가올 AI 시대에는 데이터의 바다 속에 새로운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KAIST 추가 기부는 개인의 선의에 그치지 않고, 한국 AI 생태계 전반에 던지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부 주도의 단기 과제나 기업 중심의 상업 연구를 넘어, 장기적 안목에서 인재와 공간에 투자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판교에 들어설 김재철 AI 대학원이 단순한 교육 시설을 넘어, 한국 AI 주권과 산업 경쟁력의 실험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김재철 명예회장의 끊임없는 지원은 KAIST가 글로벌 AI 주권을 확보하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이라며 “김재철 AI 대학원을 세계 최고의 AI 인재들이 모여 혁신을 만들어내는 메카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개인의 결단으로 시작된 603억원의 기부가 한국 AI의 미래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이제 그 성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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