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엔터

美 그래미, 드디어 K팝 본상 후보 지명…로제·케데헌 역사적 기록 세웠다

  • 로제 ‘아파트’ 3개 부문 지명…K팝 아이돌 첫 제너럴 필즈 진출
  • 케데헌 ‘골든’ 5개 후보 등 K팝 대거 약진…미 언론 “외면 끝났다”
  • 캣츠아이·한국 뮤지컬까지 후보 올라 글로벌 음악 지형 변화 가속

그래미 어워즈가 마침내 K팝을 본상 경쟁 무대로 끌어올렸다.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에서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이 나란히 올해의 노래 후보로 지명되며 K팝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이 열렸다. 로제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까지 총 3개 부문에 올랐고 케데헌 OST는 총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K팝 최초의 본상 다중 지명 기록을 세웠다. 그래미가 본상으로 분류하는 제너럴 필즈 부문에 한국계 음악이 동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후보 발표 직후 미국 주요 언론은 “그래미의 K팝 외면이 드디어 끝났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LA타임스는 “케이팝이 팬덤 현상을 넘어 예술적 가치로 평가받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고, 포브스는 “지난 10년간 외면당했던 케이팝이 마침내 주요 부문 문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BBC는 로제를 “그래미 빅4 후보에 오른 최초의 K팝 아이돌”이라고 소개하며 변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래미 회원 구성에서 젊은 창작자와 유색인종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로제의 ‘아파트’는 빌보드 핫100에서 최고 3위, 45주 차트인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올해 글로벌 음악계 최대 화제곡으로 꼽혔다. 브루노 마스가 공동 작업한 이 곡은 영어 가사를 중심으로 미국 팝 스타일을 기반에 두고 있어 그래미 심사 경향과도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데헌 OST ‘골든’ 역시 K팝 작곡진이 대거 참여했지만 음악적 성격은 전형적 미국 팝에 가까운 점이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골든’은 빌보드 핫100에서 8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K팝 OST 사상 최고의 글로벌 성과를 만들었다.

로제가 ‘아파트'(APT.)를 열창하고 있는 모습
프로그램 사회자가 ‘Golden’을 ‘올해의 노래부문 후보’로 소개하고 있다

한편 하이브와 미국 게펜 레코드가 합작한 걸그룹 캣츠아이는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고,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도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 후보에 지명되며 장르 전반에서 한국 음악의 존재감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상 가능성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래미가 K팝을 본상 무대로 끌어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1959년 시작된 그래미가 수십 년간 비미국권 음악에 보수적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변화는 글로벌 음악 지형의 구조적 이동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올해 후보에 오른 작품들은 내년 1월 최종 투표를 거쳐 2월 1일 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리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최종 수상 여부가 결정된다.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 <굿퓨처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