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5년, 현대차그룹 글로벌 톱3 완성…미래 모빌리티 기업 도약
- 2019년 5위→2024년 3위, 영업이익 380% 급증하며 도요타·폭스바겐과 3강 체제 구축
- 친환경차 판매 37만대→141만대로 4배 성장,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 모두 최상위권
- 로보틱스·SDV·AAM 등 미래 사업 확장, 자동차 제조사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최악의 시기에 그룹을 이끌게 된 정 회장은 지난 5년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현대차그룹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3 완성차 기업으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10월 회장직에 오른 정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반도체 품귀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 등 연이은 악재 속에서도 발 빠른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해냈다. 특히 직접 반도체 업체들과 구매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빠르게 반도체 품귀 사태를 돌파했고, 부품 운영의 유연한 조정을 통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2019년 글로벌 판매 5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은 2022년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과 함께 3강 체제에 진입했으며, 지난해에는 723만여대를 판매하며 이 위상을 공고히 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매출액은 2019년 163조8924억원에서 2024년 282조6800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조6152억원에서 26조9067억원으로 380% 급증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한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더욱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현대차·기아는 13조86억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2위에 올랐다. 영업이익률 8.7%는 폭스바겐(4.2%)을 비롯한 경쟁업체들의 2배 이상 수준이다.
정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빛을 발한 분야는 친환경차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개발하고 친환경차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결과,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2019년 37만여대에서 지난해 141만여대로 4배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5.1%에서 19.4%로 급등해 10대 중 2대가 친환경차인 셈이다. 누적 판매는 올 상반기 700만대를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으며, 자국 브랜드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폭스바겐, 테슬라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수소전기차 판매는 1300여대로 1위를 차지해 2위 도요타(700여대)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하이브리드차도 미국 시장에서 1분기 판매 3위에 올랐다.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등 모든 친환경 파워트레인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제품 경쟁력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9 등 전기차는 업계 최고 권위의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2022년부터 4년 연속 선정됐다. 싼타페, 코나, 니로 등 하이브리드 모델도 독일 아우토자이퉁, 아우토빌트 등 유럽 자동차 전문지의 비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이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제네시스도 독창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판매량은 2019년 7만7135대에서 2024년 22만9532대로 약 3배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 5년간 현대차와 기아가 해외 판매한 RV 평균 가격은 각각 114%(3459만원→7387만원), 58%(4045만원→6383만원) 상승했다.
정 회장의 리더십은 조직문화 혁신으로도 이어졌다. 양복 정장에서 청바지와 티셔츠로 복장을 바꾸는 등 작은 변화부터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했다. 그는 올해 유럽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 여러분들이 만들어 가는 조직 문화는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라며 “서로를 믿고 모두의 역량을 극대화한다면 함께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자동차 제조를 넘어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1년 세계적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에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4족 보행로봇 ‘스팟’, 물류용 로봇 ‘스트레치’ 등의 생산을 추진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브랜드 ‘플레오스’를 공개하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차량용 운영체제, 앱마켓 등을 선보였다. 2027년 말부터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은 42dot 및 합작법인 모셔널, 도심항공모빌리티(AAM)는 전담 법인 슈퍼널을 통해 개발 중이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정 회장은 2021년 영국 오토카의 ‘이시고니스 트로피’, 2022년 뉴스위크의 ‘올해의 비저너리’, 2023년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인물’, 오토모티브 뉴스의 ‘올해의 리더’ 등으로 잇따라 선정됐다. 모터트렌드는 “정 회장은 세계와 산업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한 통찰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리더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에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 7200명에 이어 내년 1만여명의 청년 채용을 검토 중이다. 지난 6월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2024년 국내 경제기여액은 국내 대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앞으로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올해 4월부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부과된 25%의 자동차 관세가 가장 큰 난관이다. 일본과 유럽이 15%까지 관세를 인하받으면서 현대차그룹이 올 3분기 부담해야 할 관세 비용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현재의 위기를 ‘퍼펙트 스톰’에 비유하며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극복했으며, 위기 이후 오히려 더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최근 오토모티브 뉴스로부터 ‘100주년 기념상’을 수상한 자리에서는 “혁신은 인류를 지향해야 하며, 진정한 진보는 사람의 삶을 향상시킬 때 의미가 있다”며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고객 중심 솔루션을 통해 인류의 풍요로운 삶과 지구를 위한 혁신의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 <굿퓨처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