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유통

정용진 회장, 그랜드오푸스홀딩 초대 이사회 의장 선임…G마켓 재도약 직접 나선다

  • 신세계·알리바바 50대50 합작 JV 이끌며 G마켓 경쟁력 회복 주도
  • 2013년 이후 12년 만의 등기임원 복귀로 책임 경영 강화
  • 장규영 CFO 선임·사무실 이전·120억 유상증자 등 구조 개편 속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세계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Grand Opus Holding)의 초대 이사회 의장 겸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G마켓 재도약을 향한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섰다. 이번 합작법인은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지주형 JV로,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사업회사로 편입해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한다. 이사회는 정 회장을 포함해 장승환 G마켓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제임스 동 AIDC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사장 등으로 꾸려졌고, 이사회 주요 의사결정은 만장일치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정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업계와 재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번 복귀를 단순한 직함 복원으로 보지 않고 G마켓의 부진을 직접 수습하겠다는 책임 경영의 표명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G마켓은 올해 3분기 매출이 1,8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고 영업손실이 244억 원에 달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합작 파트너인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 역량과 신세계의 유통·상품력을 결합해 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실무 운영을 총괄할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이마트 재무담당 출신 장규영 상무가 내정됐다. JV는 최근 사무실을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있던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G마켓 본사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이전했고, 이달 약 1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126억 원으로 늘리는 등 조직·재무 구조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신세계 측은 양대 주주의 최고경영진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긴밀한 협업과 성과 창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밝혔다.

이번 합작은 단순한 국내 사업 재편을 넘어 글로벌 전략의 복합적 성격을 띤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물류·데이터 역량을 접목하면 국경 간 판매 확대와 해외 소싱, 교차 판매 프로모션 등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국내 규제와 경쟁 환경에 민감한 등기임원으로서 정 회장에게 가해질 책임과 공적 감시도 증가할 전망이다.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던 기간과 달리 등기임원은 법적·윤리적 책임이 더 명확히 부과되므로 주주·소비자·규제 당국의 시선이 한층 엄격해질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의 직접 지휘 체제는 G마켓에 빠른 의사결정과 투자 집행력을 부여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국내 e커머스 경쟁이 쿠팡·네이버 등 강력한 경쟁자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단기적 성과만큼 중장기적 플랫폼 전략과 서비스 차별화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JV 출범과 정 회장의 등기 복귀가 G마켓의 회생 시그널인 동시에 신세계가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본격적 행보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그랜드오푸스홀딩은 플랫폼 통합 운영, 상품 소싱·프로모션 공동 기획, 물류·퀵커머스 연계 강화 등 실무적 실행 과제들을 신속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내부적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책임 있는 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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