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취임 3주년, ‘10만전자’로 화답한 삼성전자
- 반도체 업황 회복·AI 수요 급증에 사상 최고 주가 경신
- 테슬라·애플·오픈AI·엔비디아 협력 가시화, ‘뉴삼성’ 행보 본격화
- 3분기 영업이익 12조1000억·매출 86조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삼성전자가 27일 장중 10만원을 돌파하며 ‘10만전자’ 시대를 열었다.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국민주이자 코스피 대장주로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반도체 업황 회복세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 맞물리며 사상 최고가를 견인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 회장 취임 3주년이기도 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10시 30분 기준 10만1600원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2.8%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597조원을 돌파해 코스피 상장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4일 4만99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 반등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반등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의 회복세가 결정적이다.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33년 만에 SK하이닉스에 내줬던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제품(HBM3E) 인증과 양산에 속도를 내며 기술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 차세대 HBM4(6세대) 개발 역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3분기 실적은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했고,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만에 10조원을 회복했다. 반도체 부문만 약 6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상승에는 주주가치 제고 전략도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고,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 소액주주 수는 올해 6월 기준 504만9085명으로 전년 대비 80만명 늘어나며 ‘500만 국민주’ 타이틀을 되찾았다.
글로벌 협력의 가시화도 ‘10만전자’의 또 다른 동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8월에는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칩 공급 계약도 맺었다. 또 오픈AI가 주도하는 700조원 규모의 초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에 참여했고, 엔비디아와는 HBM3E 공급을 위한 인증 협의에 들어갔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이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뒤 보여준 ‘광폭 글로벌 행보’에 주목한다. 그는 올 하반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애플의 팀 쿡, 오픈AI의 샘 올트먼, 엔비디아의 젠슨 황 등 글로벌 IT 리더들과 잇달아 회동하며 반도체·AI 중심의 협력 기반을 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뉴삼성’ 비전을 실현하며 기술 중심 경영을 강화한 결과가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며 “삼성이 다시 AI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았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10만전자’ 돌파는 단순한 주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반도체를 넘어 AI·모빌리티·로봇 등 미래산업 전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재확인한 계기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향후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 반도체·AI칩·시스템LSI 부문에서도 ‘초격차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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