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IT

이재용 회장 “지금이 마지막 기회…숫자에 취해선 안 된다”

  • 반도체 실적 반등에도 ‘근본 경쟁력 회복’ 없으면 의미 없다는 경고
  • 임원 2000명 대상 ‘삼성다움 복원’ 세미나 통해 위기의식 공유
  • AI 중심 경영·초격차 기술·인재 확보를 3대 핵심 과제로 제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반도체 부문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에게 강도 높은 위기의식을 주문했다. 숫자 개선에 안주하지 말고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에 나서지 않으면 이번 반등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주부터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93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을 기록하며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러한 성과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결과라기보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 외부 환경에 크게 의존한 결과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실적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압도적인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도 상영됐다. 특히 2007년 제기됐던 ‘샌드위치 위기론’이 다시 언급되며, 중국과 일본의 추격 구도를 넘어 미·중 패권 경쟁까지 겹친 현재의 위기가 과거보다 더 심각하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이는 외형적 회복 신호에 취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다시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복합적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인공지능 중심의 경영 전환, 초격차 기술을 지속할 수 있는 우수 인재 확보,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혁신을 제시했다.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관리 중심의 대응이 아니라,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재계 관계자는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에는 이번 반등을 놓치면 다시 도약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며 “임원들에게 전략 수립을 넘어 현장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라는 강한 주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삼성인력개발원 주관으로 조직 관리와 리더십 강화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으며, 참석 임원들에게는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수여됐다. 삼성은 2016년 이후 중단됐던 전 계열사 임원 대상 세미나를 지난해부터 재개하며 내부 기강 확립과 가치 체계 재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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